마지막 패리시 부인 재미있게 읽는 방법

얼마 전 책 소개를 훑다가 《마지막 패리시 부인》이라는 제목에서 눈이 멈췄다. ‘마지막’이라는 말 때문에 누가 패리시 부인이 될지부터 궁금해졌다. 이 소설은 그 궁금증을 품고 읽을 때 더 재미있다. 겉으로 보이는 삶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조금씩 다르게 보여주는 심리 스릴러이기 때문이다.
인물 셋의 관계부터 잡고 읽기
처음에는 세 사람만 기억해도 이야기를 따라가기 쉽다. 앰버 패터슨은 부유한 삶을 원하며 대프니 패리시에게 접근한다. 대프니는 주변 사람들에게 다정하고 우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잭슨 패리시는 대프니의 남편이자 성공한 부동산 사업가다. 작가 리브 콘스탄틴의 작품 소개에서도 앰버가 대프니의 호의를 이용해 패리시 가족에게 가까워지는 과정을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제시한다.
관계가 단순해 보여도 각자가 원하는 것은 다르다. 앰버는 대프니가 누리는 생활을 바라보고, 대프니는 앰버를 친구로 받아들인다. 잭슨은 앰버가 가까워질수록 이야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다. 인물 이름을 외우려고 애쓰기보다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원하나’를 따라가면 초반 흐름이 훨씬 또렷해진다.
초반에는 앰버의 행동을 눈여겨보기
앰버는 우연히 친해진 사람처럼 행동하지만, 독자는 그가 대프니에게 접근할 목적이 있다는 사실을 일찍 알게 된다. 그래서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장면은 평범한 우정 이야기처럼 읽히지 않는다. 친절한 말 한마디를 건넬 때도 앰버가 무엇을 얻으려는지 생각하게 된다.
읽으면서 작은 질문 하나를 붙잡아두면 좋다. ‘대프니가 알고 있는 앰버와 독자가 알고 있는 앰버는 얼마나 다를까?’ 앰버의 말과 속마음을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이 생긴다. 특히 대프니의 신뢰를 얻는 방식에 주목하면, 누군가의 호의가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도 보인다.
초반 전개가 예상 가능한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다음 사건을 맞히려 하기보다 앰버가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살펴보는 편이 재미있다. 같은 장면에서도 앰버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다른 인물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어긋난다. 그 차이가 쌓이면서 인물 사이의 불편한 분위기가 짙어진다.
화자가 바뀌면 앞의 장면을 떠올리기
이 책은 이야기 중간에 시점이 달라진다. 어떤 인물의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이미 읽은 장면의 의미가 달라지는 구성이 큰 매력이다. 그래서 뒤로 갈수록 새 사건만 따라가는 것보다 앞에서 들었던 말과 보았던 행동을 떠올리게 된다. 왜 그때는 그렇게 보였는지 생각하는 재미가 있다.
그렇다고 초반부터 단서를 찾아 밑줄을 잔뜩 그을 필요는 없다. 대프니가 앰버를 믿는 순간, 앰버가 잭슨에게 관심을 보이는 순간처럼 관계가 움직이는 장면만 기억해두면 충분하다. 시점이 바뀐 뒤에는 그 장면을 다시 생각하며 처음 받은 인상이 그대로인지 확인할 수 있다.
반전을 미리 알고 읽으면 이런 즐거움이 줄어들 수 있다. 책을 고르는 중이라면 상세한 줄거리 설명이나 뒷부분 감상은 잠시 미뤄두는 편이 좋다. 기본 설정만 알고 시작해도 인물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 덕분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다.
내 취향에 맞는 스릴러인지 가늠하기
빠른 추격전이나 수사보다 사람 사이의 속임수와 심리전에 끌린다면 잘 맞을 가능성이 크다. 누가 누구를 믿는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얼마나 믿을 만한지에 관심이 가는 독자라면 다음 장을 넘기기 쉽다. 반면 마음 편한 인물들과 오래 머무는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앰버의 행동이 꽤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읽는 시간은 여유 있게 잡는 편이 좋다. 짧게 끊어 읽어도 사건은 따라갈 수 있지만, 인물의 생각이 바뀌는 흐름은 몇 장씩 이어 읽을 때 더 선명하다. 특히 시점이 달라지는 부분에 들어서면 앞의 인상이 흔들리기 시작해 책을 내려놓기 어려워진다.
《마지막 패리시 부인》의 재미는 화려한 생활을 구경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남의 삶을 부러워하는 마음과 상대를 안다고 믿는 마음이 만나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지켜보게 한다. 책을 덮은 뒤에도 처음에 믿었던 인물의 모습이 오래 남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