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ICT를 똑똑하게 활용하는 방법

얼마 전 친구와 여행 날짜를 잡는데, 단체 대화방에서 서로 가능한 날을 말하다 보니 같은 이야기를 몇 번이나 반복하게 됐어요. 공유 일정표에 가능한 날짜만 표시했더니 금세 후보가 좁혀졌습니다. 이런 순간에 ICT라는 말이 조금 가까워집니다. 정보통신기술을 뜻하는 ICT는 정보를 만들고, 주고받고, 활용하는 기술을 넓게 가리켜요. 거창한 장비보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생활의 번거로움을 줄이는 모습이 더 익숙할 겁니다.
먼저 반복하는 일 하나를 골라보기
ICT를 잘 쓰려면 새 앱부터 찾기보다 평소 시간을 쓰는 장면을 떠올리는 게 좋습니다. 매번 가족에게 병원 예약 시간을 다시 알려주거나, 장을 볼 때 필요한 물건을 서로 따로 적는 일이 있나요? 그런 일 하나만 공유 일정이나 메모로 옮겨도 차이가 납니다. 기술을 많이 쓰는 것보다 같은 말을 덜 반복하는 게 목적이니까요.
예를 들어 네 사람이 모임 날짜를 맞춘다고 해볼게요. 각자 가능한 날짜 세 개를 대화방에 보내면 메시지를 위아래로 오가며 겹치는 날을 찾아야 합니다. 공동 일정표에서는 네 사람이 표시한 결과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어요. 참여자가 늘수록 이런 차이는 더 커집니다. 다만 간단한 약속이라면 메시지 한 번으로 끝내는 편이 빠를 수도 있습니다.
업무에서도 비슷해요. 같은 파일을 여러 사람이 고칠 때 이름 뒤에 ‘최종’, ‘진짜 최종’을 붙여 보내다 보면 어느 파일이 최신인지 헷갈립니다. 공동 문서 하나를 쓰고 수정한 사람과 시간을 확인하면 이런 혼선을 줄일 수 있어요. 대신 누가 내용을 바꿀 수 있는지 권한을 먼저 정해두면 실수도 줄어듭니다.
생활비와 시간을 아끼는 쓰임 찾기
생활에서는 기록을 모아두는 기능이 꽤 유용합니다. 한 달 지출을 종이에 적든 가계부 앱에 적든 원리는 같지만, 디지털 기록은 항목별 합계를 보기 편하죠. 커피값이 하루 4천 원이고 한 달에 20번 사 마셨다면 8만 원입니다. 숫자를 눈으로 확인하면 줄일지 유지할지 스스로 판단하기 쉬워져요.
자동화도 작은 일부터 시작할 만합니다. 매달 같은 날짜에 내는 고정 지출을 알림에 넣어두면 납부일을 기억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자동 결제는 편한 만큼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의 요금도 계속 나갈 수 있어요. 한 달에 한 번 결제 내역을 훑어보는 습관을 함께 두는 편이 좋습니다.
집 밖에서는 지도와 교통 정보가 대표적입니다. 출발 전에 예상 이동 시간과 환승 횟수를 비교하면 ‘가장 빨리 가는 길’과 ‘덜 복잡한 길’ 중에서 고를 수 있죠. 두 경로가 5분 차이인데 한쪽은 환승이 두 번 더 필요하다면, 짐이 많은 날에는 조금 늦더라도 편한 길이 나을 수 있습니다. ICT가 선택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보여주는 셈이에요.
편리함만큼 계정과 자료도 챙기기
여러 서비스를 쓰다 보면 계정 관리가 귀찮아집니다. 그런데 같은 비밀번호를 모든 곳에 쓰면 한 서비스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 계정까지 위험해질 수 있어요. 중요한 계정부터 서로 다른 비밀번호를 쓰고, 가능하다면 추가 인증을 켜두는 게 좋습니다. 비밀번호 관리 도구를 쓰면 여러 개를 외워야 하는 부담도 덜 수 있어요.
사진과 문서도 한곳에만 두지 않는 편이 마음 편합니다. 휴대전화가 고장 나거나 분실되면 기기 안에만 있던 자료를 되찾기 어려울 수 있으니까요. 중요한 사진은 클라우드에 자동 저장하고, 꼭 보관할 문서는 다른 저장 장치에도 사본을 두는 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동 저장을 켰더라도 가끔 실제로 파일이 올라갔는지 확인하는 게 좋고요.
공유할 때는 범위도 살펴야 합니다. 가족끼리 보는 사진첩과 누구나 열 수 있는 공개 앨범은 다릅니다. 공동 문서 링크를 보낼 때도 상대가 보기만 하면 되는지, 수정까지 해야 하는지 확인하면 뜻하지 않은 변경을 막을 수 있어요. 편리한 기능일수록 처음 설정한 공개 범위를 잊기 쉬워서 한 번씩 확인할 만합니다.
새 도구를 고를 때는 작은 차이부터 확인하기
새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갈아탈 필요는 없어요. 지금 쓰는 방식에서 불편한 점을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을 때 도구를 찾으면 선택이 쉬워집니다. ‘가족이 각자 적은 장보기 목록을 하나로 보고 싶다’처럼요. 그다음에는 함께 쓸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지, 무료로 필요한 기능을 쓸 수 있는지, 자료를 나중에 옮길 수 있는지를 보면 됩니다.
처음부터 모든 기능을 익히려 하면 오히려 피곤합니다. 일주일 정도 한 가지 기능만 써보며 이전보다 시간이 줄었는지, 함께 쓰는 사람이 불편해하지 않는지 확인해도 충분해요. 설정에 쓰는 시간이 매번 절약하는 시간보다 크다면 다른 방법을 택하면 됩니다. 기술은 익숙한 생활에 맞춰야 오래 쓰게 되더라고요.
ICT라는 단어는 넓지만 생활 속 선택은 의외로 작습니다. 자주 잊는 일을 알림에 맡기고, 함께 써야 할 정보는 한곳에 모으고, 중요한 자료는 사본을 남기는 것. 저도 이런 작은 변화가 쌓일 때 기술이 가장 쓸모 있게 느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