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모니터 고를 때 후회 줄이는 방법

얼마 전 지인이 컴퓨터모니터를 바꿨는데, 화면은 커졌어도 문서 글씨가 전보다 흐릿해 보인다고 하더군요. 크기만 보고 골랐다가 해상도 차이를 체감한 경우였습니다. 모니터는 매일 보는 물건이라 작은 불편도 오래 남습니다. 책상 크기와 주로 하는 일부터 떠올리면 선택이 훨씬 쉬워집니다.
화면 크기와 해상도는 함께 고르기
화면 크기는 대각선 길이이고, 해상도는 화면을 이루는 픽셀 수입니다. 같은 해상도라면 화면이 커질수록 픽셀 사이가 벌어져 글자 윤곽이 덜 또렷해 보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27인치 풀HD는 약 82ppi, 27인치 QHD는 약 109ppi입니다. 숫자가 낯설다면 같은 크기의 화면에 QHD가 더 많은 점을 촘촘히 담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문서 작성과 인터넷 사용이 중심이고 책상이 좁다면 24인치 풀HD가 무난합니다. 창을 두세 개 띄워 일하거나 사진을 자주 본다면 27인치 QHD가 편하고요. 32인치를 생각한다면 책상 깊이와 4K 해상도까지 함께 따져볼 만합니다. 다만 4K에서는 글자가 작게 느껴질 수 있어 운영체제의 화면 배율을 조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율을 높이면 글자는 편해지지만 한 화면에 보이는 정보량은 줄어듭니다.
화면이 클수록 좋을 것 같지만, 가까이 앉는 책상에서는 양쪽 끝을 보려고 고개를 자주 돌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쓰는 모니터의 가로 폭과 책상에서 눈까지의 거리를 재보면 크기를 고르기 쉽습니다. 매장에서 직접 볼 수 있다면 평소 읽는 크기의 문서를 띄워 보는 것도 좋습니다.
하는 일에 맞춰 주사율과 화면 특성 보기
주사율은 화면이 1초에 새 그림을 보여주는 횟수입니다. 60Hz도 문서 작업과 영상 시청에는 충분하지만, 스크롤이나 게임 화면의 움직임을 중요하게 본다면 100Hz 이상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빠른 게임을 자주 한다면 144Hz 이상을 후보에 넣을 만해요. 다만 컴퓨터가 게임 화면을 그만큼 빠르게 만들어 내지 못하면 높은 주사율의 이점을 다 쓰기 어렵습니다.
게임용 제품에는 ‘응답속도 1ms’처럼 눈에 띄는 숫자가 붙곤 합니다. 그런데 측정 방식과 설정에 따라 표시된 값이 달라질 수 있어 그 숫자 하나로 잔상 정도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빠르게 움직이는 장면에서 글자나 물체 뒤에 번짐이 남는지 실제 화면이나 신뢰할 만한 측정 후기를 함께 보는 편이 낫습니다. 화면 찢어짐이 거슬린다면 컴퓨터와 모니터가 지원하는 가변 주사율 기능도 확인해 두세요.
색감과 시야각을 중시한다면 IPS 제품을, 어두운 장면의 대비를 중시한다면 VA 제품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방식의 패널이라도 제품마다 차이가 있으니 패널 이름만으로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진 편집을 한다면 밝기 숫자보다 색 표현 범위와 색 정확도 정보를 먼저 보는 게 실용적입니다. 제조사가 적어 둔 사양과 실제 사용 후기를 함께 보면 감이 더 잘 옵니다.
연결 단자와 받침대에서 놓치기 쉬운 것
노트북을 연결할 계획이라면 모니터의 단자부터 확인하세요. HDMI나 디스플레이포트가 있더라도 원하는 해상도와 주사율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지는 컴퓨터, 단자, 케이블의 조합에 따라 달라집니다. 모니터가 144Hz 제품인데 연결 후 60Hz로 보인다면 케이블과 입력 단자 사양을 확인하고, 컴퓨터의 디스플레이 설정에서 주사율이 어떻게 잡혔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USB-C 케이블 하나로 화면 출력과 노트북 충전을 함께 하고 싶다면 두 기능을 모두 지원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USB-C 단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영상 출력이나 충전이 보장되지는 않거든요. 충전 기능이 있어도 공급 전력이 노트북에 필요한 수준보다 낮으면 사용 중 배터리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노트북의 충전 요구 전력과 모니터의 전력 공급 사양을 나란히 비교하면 됩니다.
받침대도 매일 쓰는 부품입니다. 높낮이 조절이 안 되면 책을 받쳐 높이를 맞추거나 별도 모니터 암을 써야 할 수 있어요. 구매 전에 높낮이, 기울기, 좌우 회전 가능 여부를 보고, 모니터 암을 쓸 예정이라면 설치 규격과 책상 가장자리의 여유 공간까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구매 전에는 내 사용 장면을 대입하기
사양표가 길어도 실제로 확인할 순서는 단순합니다. 먼저 책상에 들어갈 크기를 정하고, 그 크기에서 글씨가 편할 해상도를 고릅니다. 다음으로 게임 비중에 맞춰 주사율을 보고, 마지막에 연결 단자와 받침대를 확인하면 됩니다.
- 문서 작업이 대부분이라면 글씨 선명도와 높낮이 조절을 우선합니다.
- 게임을 자주 한다면 주사율과 잔상, 컴퓨터의 출력 성능을 함께 봅니다.
- 노트북을 매일 연결한다면 USB-C 영상 출력과 충전 전력을 확인합니다.
제조사 안내에서도 24인치 풀HD, 27인치 QHD, 32인치 4K를 용도에 따라 비교하지만, 이 조합이 누구에게나 같은 답은 아닙니다. 글자를 크게 보는 편인지, 화면에서 얼마나 떨어져 앉는지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지니까요. 저는 컴퓨터모니터를 고를 때 화려한 사양보다 매일 앉는 자리에서 글씨가 편하게 읽히고 연결이 간단한지를 먼저 보게 됩니다.
